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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향기로 표현하다, 조향 클래스(2) 디디 2019년 12월 12일

일일 조향사가 되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그려본다. 그림이 그려진다면 주제에 어울리게끔 향을 고를 차례다.

 

이전편인 '향기의 다채로움을 배우다, 조향 클래스'에서 이어집니다.

 

4가지 베이스 비율 조절하기

(동남아에서 즐거운 휴가를 보냈던 기억으로) 에디터의 선택은 베르가못과 라임, 그리고 라벤더와 자스민이었다. 라임과 베르가못은 시트러스 계열 향으로 상큼하고 탄산감 있는 진토닉 칵테일을 연출해줄 것이었고, 라벤더와 자스민은 독특한 고유의 향을 가진 꽃으로 평온한 남쪽 나라 휴양지의 이국적이고 아로마틱한 느낌을 내어줄 터였다. 네 가지 베이스가 섞이면 어떤 느낌을 선사할지 기대에 부풀었다. 

 

 

네 가지 베이스를 선택한 후에는 박보람 조향사가 계산한 비율에 맞게 마이크로 튜브에 방울방울 채워넣고 흔들어준다. 그리고 시향지에 묻혀 의도한 향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비율을 수정해 나간다. 예상과 달랐던 것은, 중심을 이루면 좋겠다고 생각한 향이 꼭 가장 많은 비율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많이 넣은 향이 다른 향과 어우러졌을 때 존재를 어떻게 드러낼지도 모르는 일이고, 반대로 소량 넣은 향의 존재감이 묻힌다고 할 수도 없기에 향기의 특성에 맞게 꽤 많거나 적은 비율을 차지할 수도 있었다.

 

센타클로스 인스타그램 @scent_a_clasue

 

첫 번째 마이크로 튜브에서 섞은 향을 시향했을 때 라임과 베르가못이 강렬하게 뚫고 올라오는 것이 과하다고 느껴졌다. 자스민은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박보람 조향사는 매콤한 나무향이 나는 패츌리를 약간 첨가해 향의 균형을 맞추길 권했다. 패츌리 향은 단독으로 맡았을 때 맵고 쌉쌀한 흙향이 코를 강하게 찌르는 듯 해 에디터는 적극 기피했는데, 박보람 조향사의 조언대로 두 번째 마이크로 튜브에 패츌리를 소량 첨가했을 때 향들의 균형이 맞춰지고 더욱 부드럽게 섞이었다. 

 


패츌리 Patchouli는 맵고 쌉쌀한 나무향, 풀향이 난다고들 많이 얘기한다. 매니아층이 있는 향.

 

패츌리로 라임과 베르가못을 차분히 내려주자 처음의 진토닉 칵테일 같았던 탄산감이 잠잠해지고 이내 라벤더와 자스민이 존재감을 드러내 굉장히 아로마틱한 향이 되었다. 단 한 방울에 느낌이 홱 달라지는 게, 조향이란 무척 신기한 영역이었다. 

 

유니크 커스텀 퍼퓸

마이크로 튜브에 담은 향이 마음에 든다면 박보람 조향사의 계산을 거쳐 최종 향의 비율이 결정된다. 계량기에 유리 비커를 올리고, 향을 하나씩 더할 때마다 영점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간단해보이지만 한 방울에도 향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단계다. 이제 한 방울 한 방울에 향수의 운명이 달려있다.

 

 

최대한 정확하려고 노력했는데...단 한 방울이 0.01g를 좌지우지 했다. (실수로 약간 증량되는 건 괜찮다고 했다.)
비커에 정확한 비율로 고른 향을 다 넣으면 한 방향으로 살살 저어준다. 시향지에 묻혀 맡아보고 예상과 다른 향이 나면 베이스를 아주 조금씩 더해 향을 조절한다. 넣어버린 후엔 다시 뺄 수 없으니 아주 적은 양부터 시도해본다. 

 

 

몇 번의 시도를 거쳐 최종 향이 완성되었다. 이제 비커에 들은 결과물을 조심히 유리 향수용기에 옮겨담는다. 남은 향은 클래스에 준비된 골드 바디의 편백수 병에 섞어 보다 옅은 향의 룸&패브릭 퍼퓸 스프레이로 쓸 수 있다. 클래스에 포함된 샤쉐 주머니 속 화산석에 충분히 적시면 집, 차 안에 두고 방향제로도 활용 가능하니 일석삼조! 어째 가방이 무거워지는 클래스다.

 

 

클래스를 정리하고 헤어질 무렵이 되어 박보람 조향사는 "향수는 일주일 정도 숙성을 거쳐 향을 안정화 시킨 뒤에 사용하"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일주일 후에 다시 향을 맡았을 때는 또 어떤 느낌을 안겨다 줄까, 기다림이 설레는 부분이다.

함께 참여했던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이미지대로 유니크한 향을 만들어냈다. 반짝이는 유리함에 담긴 새콤달콤한 사과 사탕같은 향, 초여름 잔디에 자리를 깔고 앉아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바람을 느끼는 향, 도시와 숲이 공존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미묘하게 포근한 인상을 주는 향... 단 하나도 같은 향이 나올 수 없는 것이 이 클래스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그림을 그릴 때 붓과 캔버스와 물감을 선택하는 것과 같이 조향도 아주 많은 향기들 중 선택과 조합을 거친다. 표현할 길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영감을 잡아내 표현하고자 한다면, 또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픈 이라면, 단연 조향 클래스를 추천한다. 후각적으로, 또 공감각적으로 표현의 폭이 한층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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