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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전시소개 수다채널
유튜브 동구리뷰
야기 2019년 11월 19일

“작가 앞에서 그림이 별로라고 말하면 예의 없는 건가요?”, “작가님도 그림 그리기 싫으실 때가 있나요?” 등 미술 알 못이라도 한 번쯤 답변 궁금하게 만드는 질문을 작가에게 던지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동구리뷰>의 이동구 작가와 이야기 나눴다.

 

 

시작은 별안간

좋은 작품이 걸린 전시에도 관객이 없었다. 관심 부족의 탓보다 정보 부족의 탓이 컸다. 해결책은 예상치 못한 데서 튀어나왔다. 여느 날의 수다, 14년 지기의 고민이었다. “나 유튜브 하려고 하는데 뭘 찍어야 할지를 모르겠다.” 단번에 대답했다. “그럼 내가 전시 관람하는 거 찍어볼래?”

‘방구석 작가 동구가 바라보는 세상 동구리VIEW(이하 동구리뷰)는 ‘전시를 보고 싶지만 어떤 전시가 어디서 하는지 몰라 헤매는 사람이 많다’는 이동구 작가의 고민과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은데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시백 촬영 및 편집 담당자의 고민, 14년 지기 두 사람의 고민이 맞물리는 자리에서 출발한 유튜브 채널이다. 

지난 5월, 제안을 던지고 일주일 만에 속전속결 시작된, 아직은 구독자 200여 명의 신생 채널이지만, 동구리뷰의 활동을 애정 어린 눈길로 훑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다. 이는 한 달에 두어 편 꼬박 영상을 올리는 동구리뷰의 꾸준함 덕이기도 하지만, 반짝이는 ‘이야기’가 거기 있는 덕이기도 하다.

 

인터뷰의 주제를 섬네일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위부터 코모 작가님, 이동훈 작가님, 장인순·이모세·지문 작가님 인터뷰 섬네일 일부 (출처 : 유튜브 동구리뷰)

 

질문은 열심으로

동구리뷰의 주력 콘텐츠인 ‘~만났습니다’ 영상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전시장 가는 길을 훑고 전시장 내부를 간단하게 담는 데까지가 영상의 반. 나머지 시간은 모두 인터뷰에 할애한다. 영상의 목표는 ‘전시소개’에 있지만, 이에 닿기 위해 ‘작가’에 집중하는 까닭이다.

 

“제가 직접 그림을 설명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 영상은 일종의 ‘예고편’ 역할을 하는 것이, 보다 많은 분이 작가님의 전시에 직접 발걸음 하게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림 설명보다는 작가님 이야기에 초점을 두게 됐고요.”

 

이동구 작가의 전시를 소개할 때도 작가 인터뷰 형식을 이어간다. 본격 이동구 작가가 인터뷰하는 이동구 작가 (출처 : 유튜브 동구리뷰)

 

동구리뷰가 작가에게 집중하기 위해 방법 삼은 것은 질문 던지기다. '길게 생각해볼 만한 질문', '창작 활동 안 하는 사람의 흥미도 끌 수 있는 질문'을 일단의 조건으로 두지만, 또 다른 조건이 있다. 작가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재미있는' 질문이다.

 

“어느 정도 활동을 하신 작가님의 경우, 기존의 Q&A 형식 인터뷰를 많이 해보셔서 그 방법을 따르면 같은 질문에 또 대답하셔야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주제 하나를 선정해서 작가 대 작가로 각자의 의견을 주고받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보기에 이색적이면서 인터뷰하는 저도 작가님도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대화의 재미가 대화에 활력을 붙여서 이야기는 사방으로 뻗친다. ‘작품과 전시소개’를 주제 삼아 시작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자기 작품을 대하는 방법이나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집중하는 부분, 열의가 떨어질 때면 찾는 다른 취미 등으로 튀어나가는 이유다.

 

‘~만났습니다’ 영상의 하이라이트만 꼽아 '동클립뷰'로 게시하기도 한다. 사진은 동클립뷰 ‘데이빈 뮤지션’ 편 섬네일 (출처 : 유튜브 동구리뷰)

 

애정의 티키타카

영상의 소위 ‘티키타카’도 동구리뷰의 매력 중 하나다. 영상에 나오는 작가는 대체로 이동구 작가와 아는 사이지만, 따로 인연이 없었던 작가님과의 인터뷰 분위기 역시 친밀하다. 질문이 ‘애정’에서 출발하는 까닭이다.

 

“인터뷰해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제 기준에 맞지 않는 전시를 가지는 않아요. 전시나 작가님의 그림이 제 마음에 들면 섭외를 진행합니다. 그런 전시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작가님의 전시일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영상과 상관없이 전시에 갔다가 너무 좋아서 작가님께 따로 연락을 드리기도 해요.”

 

이동구 작가와 전시 작가 사이의 티키타카도 매력적이지만, 화면 밖에서 이들의 인터뷰를 한 묶음으로 엮어내는 시백 촬영 및 편집 담당자의 맞장구도 못지않다. 화면 안에서 농담이 터지면 화면 바깥에서 적절한 드립으로 농담을 완성한다. 인터뷰의 흐름을 적절히 잡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작가로서 고민을 상담하고 팬으로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인터뷰를 친구 사이의 수다로 담아내는 셈이다.

 

아트락 페스티벌 참가 리뷰 두 번째 편 섬네일. 동구리뷰 최다 인터뷰가 담겨 있다 (출처 : 유튜브 동구리뷰)

 

조심하지 말 것

에디터는 동구리뷰를 살피면서 몇 번 쯤 전시장에 가볼 것을 고민했는데,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데도 전시장에 발 들이는 일은 무척 어려웠다. 에디터에게 전시장은 잘 모르는 곳, 낯선 곳, 나도 모르게 그곳의 규칙을 어기게 될 수도 있는 곳이었던 까닭이다.

동구리뷰에서라면 혹 조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전시에 관심 없던 에디터에게 ‘전시 관람’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소개했으니 이제 ‘전시 관람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관한 조언을 소개할 차례라는 에디터의 어깃장에 이동구 작가가 감사히 답변 달아주었다.

 

“우선 작가는 관객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가짐이라면, 아이쇼핑하러 오셨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쇼핑할 때 사야 한다는 부담 가지지 않잖아요? 그냥 아이쇼핑하듯이 예쁜 것 눈에 담으러 간다고 생각하시면 조금 편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기왕에 조언을 요청하기로 작심한 것, 한 번 더 질문하기로 했다. 동구리뷰의 ‘조형아트서울 관람기’ 편에서 질감에 집중하거나 일련의 그림에서 반복되는 특정 문양의 의미를 궁금해하는 등 작가의 작품 감상 방법을 본 터였다. 추천하는 작품 감상 방법을 물었다.

 

“조금 가볍게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뭔가 정답이 있지 않을까?’, ‘내가 해석한 게 맞을까?’ 하면서 정답에 다가가려고 하기보단, 말 그대로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최대한 가까이서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 시야에 한 번에 작품을 담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일 거예요.”

 

조형아트서울 VIP 관람기 편. 이동구 작가의 작품 관람 방법을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다 (출처 : 유튜브 동구리뷰)

 

작가는 현재 학업과 작품활동, 유튜브, 취미활동인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후의 일정도 빽빽하다. 가까운 12월에는 오금역 근처에서 단체전을 진행한다. 유튜브에서는 ‘작가 이동구’를 좀 더 드러낼 방도를 찾고 있다. 유튜버와 작가 사이, ‘기준’에 관한 고민도 진행 중이다. 작가로서의 고민에서 시작한 유튜브는 이제 그의 고민과 계획의 일부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동구리뷰>가 들려줄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학업이 바빠 유튜브에 내년에도 지금만큼 신경을 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네요. 그래도 좋은 전시, 작가분들 많이 보여드릴 테니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창작자분들 모두 항상 응원하고, 촬영 및 편집에 고생하는 시백이 항상 고맙고, 인터뷰 의사가 있는 작가님은 언제나 연락 주세요!

좋은 전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한편, 유튜브 <동구리뷰>의 이야기는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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