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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 좀 타고 올게요, 꼬르륵 수중모험 디디 2019년 10월 30일

과학 기술은 우리를 초연결 사회로 이끌었고, 인간 신체를 더욱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왔다. “정말로?” 이에 물음을 던진 이들을 만나보았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가면 문득 궁금해졌다. 왜 사람들은 눈이 아닌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볼까? 시뮬라크르, 하이퍼리얼리즘에 대한 열망...뭐, 그런 건가? 어쩌면 사람들은 원본보다도 원본을 복제해내는 행위 자체에 더욱 흥미를 가진 것 같다, 고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수중모험’이었다. 그들이 내린 정의부터 읽고 가볼까.

   수중모험(手中冒驗)
   1. 손안의 핸드폰 없이 떠나는 모험.
   2. 깊은 곳 숨겨진 '나'를 찾는 모험.

수중모험은 손 안에 있는 ‘휴대폰’ 없이 나의 내면으로 ‘잠수’하여 ‘진짜 나’는 누구일까 탐험하는 활동을 지칭한다. 
여전히 궁금함이 많은 에디터는 수중모험을 만들어나가는 수중크루와 이야기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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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모험을 만들어 나가는 수중크루는 어떻게 모여,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집단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우리는 리스페이스라는 회사에 속해 있는 직원들이다. 수중크루는 대표를 포함한 기획자 5인을 비롯해 브랜딩을 담당하는 시각 디자이너 1인, 공간 연출을 맡은 디자이너 1인, 이렇게 7명이 모인 크루다. 작년에 회사 일로  ‘히치하이킹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를 맡아서 진행하게 됐는데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루고자 하는 메시지를 다 전달할 수는 없더라. 그때 경험을 모티브 삼아 지금의 수중모험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행사가 끝나고 히치하이킹 페스티벌을 준비했던 TF 인원들이 모여서 고민을 나누게 됐다. 그렇게 발전하여 수중모험이 탄생했다. 

‘수중모험’ 이라는 이름은 무척 독특하다. 한자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의미로 지은 이름인지 궁금했다.

맨 처음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이름이 ‘오렌지 다이빙’이었다. 오렌지는 ‘히피’의 ‘자유로움’을 뜻하는 색이고, 다이빙은 ‘잠수한다’는 의미였다. 오랜 고민 끝에 한글로 지어보자고 해서 ‘수중모험’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수중’이라는 이름 한자가 손 수(手)자로 적혀있지만 중의적인 의미다. 손 안에 있는 것, 즉 ‘핸드폰’에 관한 모험이라는 뜻과 물 수(水)자를 써서 정말 연락이 안 될 때 쓰는 ‘잠수’ 이렇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또는 나의 깊은 내면으로 ‘잠수’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에 물 수(水)자를 쓰지 않고 손 수(手)자를 쓴 이유는 핸드폰이 없다는 게 사람들에게 가장 임팩트있게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다. 

 

 

암흑 속에서 즐기는 연주회, 휴대폰 없이 즐기는 댄스파티 등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 활동들을 지향한다. 어떤 문제의식이나 필요에서 시작한 건가? 

어느날은 친구들이랑 공연을 보러 갔는데 핸드폰을 들고 카메라를 켜서 그 액정으로만 보는 거다. 오로지 눈으로만 즐겨도 좋을텐데 핸드폰 카메라로 찍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게 수중모험의 계기가 됐다. 핸드폰(대개는 스마트폰)을 통해 아주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누릴 수 있지만 때때로 SNS를 통해 포장된 나의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게끔 하는 때가 있지 않나. “진짜 나를 찾아보자”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 수단이 핸드폰을 쓰지 않는 거다. 그런데 단순히 핸드폰을 쓰지 말자고만 하면 너무 막연한 상황이지 않나. 그러니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즐겨보자고 한 거다.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경험도 해보고, 내면의 진짜 나를 찾는 데 까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퓨전음악공연에 이걸 접목하면 좋겠다, 싶었다. 가야금, 해금, 신스로 전자음악을 하는 분들을 불러 연주를 했다. 귀로만 음악을 들었을 때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고 이를 극대화 하기 위해 안대로 시야를 가린 뒤 공연을 관람한 뒤 안대를 벗게끔 했다. 

 

 

참여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처음에는 많이 어색해들 하신다. 얘기하다가 이야기 주제가 떨어지면 보통 핸드폰을 보는데 없으니까 질문박스에서 질문지를 꺼내기도 하고 그랬다. 처음만 어색하지 핸드폰을 돌려받고 나갈 때에는 본인에게 굉장히 새롭고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느낀다고 하신다. 핸드폰이 없어서 불편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핸드폰이 없어도 불편한 줄 모르겠다며 거의 만족하신다. 

이런 행사의 핵심은 인증샷 아닌가.

입구에 포토존을 만들어놓는다. SNS에 ‘나 이제부터 잠수탄다’고 올려서 잠수신고를 하는 거다. 이외에도 일회용 필름카메라나 폴라로이드를 비치해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자랑같지만 공간을 너무 예쁘게 꾸며놨는데 사진 못 찍게 해서 아쉽다고 한다. 

 

 

처음엔 분위기가 어색할텐데, 참여자들 사이에서 개입을 하는 편인가?

파티는 춤 추면서 즐기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잘 즐기더라. 그런데 ‘포트럭파티 : 낯선이와의 대화’ 라는 행사를 할 때는 처음 보는 사람과 물꼬를 트기 힘드니 우리가 미리 질문을 적어서 박스에 넣어 놓았다. 참여자들은 질문을 뽑아서 다른 사람에게서 답을 얻어오면 맥주와 교환해주는 등의 이벤트를 기획했다. 서로의 등에 첫 인상 적기 같은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핸드폰이 없으니 어떻게든 말을 걸어보려고 하더라. 

인상적이었던 피드백 중에 하나가 “지금 시간이 몇 시냐”고 사람에게 묻는 기억이 되게 오래 됐다는 거다. 그 질문을 오랜만에 들어서 정말 낯설었다고 했다. 행사 중 한 참여자가 다른 참여자에게 호감을 가졌는데 휴대폰으로 번호를 교환할 수 없으니 휴지에 번호를 적어주는 아날로그적인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인천의 작은 섬 ‘신시모도’로 여행을 떠났다고 들었다. 

여행은 우리가 빼놓지 않고 논의했던 콘텐츠다. 스마트폰 없이 여행을 하는 건 극단적이기도 하고 좀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콘텐츠이지 않나. 그래서 시간을 갖자고 했다. 참여자가 생길 거란 확신이 생겼을 때 진행을 하자고. 파티가 어느정도 성황리에 마무리 되고 나자 이제는 여행을 기획해봐도 되지 않을까, 계절을 고려했을 때 너무 추워지기 전에 여행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타이밍이 딱 맞았다. 운이 좋게도 많은 분들이 참여 신청 해주시고 좋아해 주셨다.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모집이 마감되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

공식적인 참여인원은 15명이지만 몇 시간 안에 참여신청이 22명이나 되어서 마감 되었다. 정말 폭발적이었다. 

수중모험 홍보는 인스타그램에서만 하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어서) 신기했다.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유효한 숫자의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수중모험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들이 실제로 몇 시간만에 우리와 여행을 함께 할 거라고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날 우리는 실시간으로  “이게 무슨일이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면서 놀랐다.

 

 

이유가 뭘까.

이 프로젝트를, 이 문화를 본질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브랜딩을 해 나가고 있다. 우리의 의도를 담은 브랜딩이 이런 효과를 봤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기에 재미있어 보여야 그 다음 것도 읽어보고 다음 단계가 가능할텐데, 시각디자이너가 매우 감이 좋아서 (시각적 요소를) 잘 만들어주었다. 참여자분들도 여타의 콘텐츠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고  바라봐주신게 아닌가 생각한다. 

왜 여행인가?

우리의 최종 목표는 페스티벌을 여는 것이다. 여행이야말로 우리가 페스티벌로서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단발성 콘텐츠였지만 여행은 1박 2일동안 휴대폰 없이 생활해야 하니까 우리가 페스티벌할 때 어떻게 해야할지 좋은 재료들이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포트럭 파티나 공연같은 행사를 진행해왔던 것 처럼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로 바베큐 파티도 하고 캠프파이어도 하고 네트워킹 등 작은 것들이 모여지니까 페스티벌과 가장 유사한 형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0월 5일, 수중모험은 참여자들과 함께 인천 '신시모도'로 핸드폰 없는 비밀여행을 떠났다. 필름카메라로 여행의 순간을 담은 사진들.

 

빠르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감사하다. 우리가 행사를 만드는 사람들이지만 수중모험만은 단순히 그런 (일적인)의미가 아니다. 우리도 수중모험을 즐기는 사람 중 하나로써 참여한다. 어찌보면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도 휴대폰 없이 공연 보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고...수중모험을 핑계 삼아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 히치하이킹 페스티벌을 기획할 때 해외 페스티벌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태국의 원더프룻 축제라고, 공연만 주를 이루는 게 아니라 낮에는 요가도 하고 아이들도 데려와 놀이터처럼 놀고 낮잠도 자고 책도 보고 자연과 함께 자유롭게 즐기면서 노는 페스티벌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도 그런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 페스티벌이 대개 그렇듯 일방적으로 공연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만들 거리, 놀이 거리, 요가도 하고, 명상도 하고, 아이들하고 놀기도 하고, 참여자들과 같이 만들어나가는 페스티벌 말이다.
몇 백, 몇 천명 단위로 참여하는 페스티벌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은 아닌 거라, 우리가 처음부터 대규모의 인원을 모으는 페스티벌을 만드는 데 까지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수중모험’을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적은 인원을 모아 여러가지 문화 활동들을 하고 있는 거다. 공연, 파티, 네트워킹도 하고 소규모로 모여 그림도 그리고...이런 활동들이 집약되어 큰 페스티벌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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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다른 사람에 투영된 나의 모습을 마주할 때다. 나의 경험은 다른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의 경험은 내 안에서 새롭게 재가공되어 태어난다. 그래서 ‘진짜’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 실재와 복제품과의 위계를 가리는 것은 옳은 걸까. 진짜란 뭘까, 그런 게 존재하기는 한 걸까. 무수한 물음이 떠오른다.

가끔은 손에서 휴대폰을 내려놓고 나의 내면으로 들어가 낯선 사유에 잠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수중모험을 떠나게 되면 휴대폰을 내려놓고 낯선 질문을 받게 된다. “어떤 날씨를 가장 좋아하나요”, “당신의 꿈은 무슨 색인가요” 같은 질문들 말이다. 어쩌면 처음 보는 이에게 “지금 몇 시예요?” 하고 서툴게 묻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깊은 내면으로 잠수한 뒤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저 삼키지만 말고 하나하나 꼭꼭 씹어 넘기어보자. 확실한 것은, 수중크루와 함께라면 그 여정이 지루할 틈 없다는 것이다.

 

*수중크루
기획자 : 여동인, 오유나, 강지은, 정의진, 김래현
시각 디자이너 : 용은별
공간 디자이너 : 이용대

사진 제공
수중모험
 @soojoong.mohum
수중크루     @soojoong.crew

 

수중모험과 함께 하고 싶다면? 페이버릿미 프로그램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핸드폰 없는 몸짓파티!> 

11월 8일에 만나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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