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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클락 [우리나라의 차 문화]에 다녀왔습니다 야기 2019년 10월 14일

[다녀왔습니다] 업무 미숙으로 야근이 폭풍처럼 몰아치던 지난 직장에서 에디터의 컴퓨터 바탕화면은 늘 ‘차’였다. 배경화면 건너로 보던 차를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왔다. 티어클락의 네 번째 차 수업 <우리나라의 차 문화>에서다.

 

 

첫인사

상에는 세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한 자리는 에디터의 자리였다. 두 사람은 왔다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했다. 자리당 찻잔 하나, 한과 셋, 오늘 이야기 나눌 거리가 담긴 유인물 하나가 비치되어 있었다. 수업을 진행할 양미정 티 소믈리에와 인사 나눴다.

준비된 차는 유자병차, 청태전, 녹차 2종, 황차 3종, 홍차, 총 여덟 가지였다. 대부분 건잎째 준비했는데, 유자병차와 청태전은 미리 우려서 상에 올렸다.

이날 참석한 두 사람과 간단히 인사 나누고서 수업이 시작되었다.

자리마다 유인물, 찻잔, 한과 셋

 

소개

유자병차와 청태전을 홀짝거리고 있으려니 강좌가 시작되었다. 옆자리 필기 소리가 열 띠었다. 간간이 질문이 날아들었다. 다음은 강좌 중 채집한, 알아두면 두고두고 좋은 상식 몇몇.

열띤 수업이 진행되는 현장

1.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하동, 보성, 제주에서 차를 생산한다. 차의 품질은 과일이 그렇듯, 주변 환경이 험할수록 좋아진다. 따라서, 경사가 가파른 하동에서 나는 차의 품질을 최고로 치는 편.

2. 하동에서 만든 홍차는 ‘잭살차’라고도 한다. ‘참새의 혀’를 뜻하는 ‘작설’의 하동식 방언에 ‘차’를 붙였다. 찻잎의 생김이 참새의 혀를 닮았다고 한다.

3. 한편, ‘작설차’는 녹차의 한 종류다. 홍차와 녹차는 같은 종류의 잎을 활용한다. 작설 모양의 잎을 (하동에서)홍차로 가공하면 잭살차, 녹차로 가공하면 작설차다.

4. 청태전은 모양이 옛 동전같다고 해서 ‘돈차’, 떡처럼 찍어 만든다고 해서 ‘떡차’라고도 불린다.

5. 채엽 시기(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서도 이름이 붙는다. 곡우(4월 20일) 이전 딴 차를 ‘우전’, 이후에 딴 차를 ‘세작’, 5월 중순에 딴 차는 ‘중작’, 5월 하순에 딴 차는 ‘대작’이라고 부른다.

6. 비가 오면 차가 한꺼번에 자란다. 물 먹은 차는 맛이 덜해서 비 온 날 며칠 뒤에 비 온 다음 자란 잎만 딴다. 

7. 우리 차 문화는 고려 시대에 가장 융성했는데, 이후 줄곧 쇠퇴했다. 와중 초의선사, 정약용, 김정희 등은 차를 매개로 서로 만나 차와 관련한 글을 짓는 등 차 문화 부흥에 힘썼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열심히 필기했다. 다른 두분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지만

한편, 이날 참석한 두 사람은 이미 알던 사이였다. 수업에도 이미 몇 차례 참석한 모양이었다. 서로의 소개를 서로가 왕왕 더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하기 위해 했던 자기소개 외에 에디터도 소개를 더했다.

 

대화

강의를 마치고 나서 준비된 건잎 차를 시음했다. 녹차, 황차, 홍차 순이었다. 차는 마시는 것인 줄로 알았더니 맡는 것이었다. 각 차의 시음 전후로 꼬박 같은 과정을 거쳤다.

다관(찻주전자)을 뜨겁게 예열하고 찻잎을 넣은 다음 향을 맡는다. 건잎 그대로 보다 진한 향을 맡을 수 있다고.

끓인 물을 다관에 붓고, 차가 우러나면 다시 다완(찻사발)에 붓는다. 이때 한 번에 따르지 않고 세 번에 나누어 따르는데, 그래야 다관의 위아래 찻물이 다완에서 잘 섞이는 까닭이다.

다완에 담은 물은 다시 각자 찻잔에 옮겨 담아 마신다.

다 우린 찻잎은 건져내어 다하(긴 접시. ‘차보기’라고도 한다)에 올린 다음, 다시 향을 맡는다.

 

우리나라의 녹차는 은은한, 황차는 구수한 향과 맛이 특징이라고 했다. 열심히 맡고 마시고 맡았다. 분명히 더 좋은 것이 있었는데, 막상 한 바퀴 전부 마시고 나니 그냥 ‘다 좋았다’는 감상만 남았다.

이에 양미정 티 소믈리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 게 당연하다”며 “‘우리 차를 마셔보니 좋았다’는 감상을 가지고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라고 전했다. ‘좋았다’는 첫 감상이 언젠가 다시 우리 차를 찾게 하는 계기가 될 테니,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물 끓이랴 차 내랴 찻잎 골라내랴 열일하는 와중에도 이야기를 이어가는 소믈리에님. 대단했다

한 종류의 차를 준비하고 마시는 맡는 주기가 길었다. 중간중간 줄곧 이야기가 오갔다. 주변 사람과 차를 나누고 싶은데 잘되지 않는다거나 자신이 차를 처음 마신 것이 누구의 영향이었다거나 그 사람을 우연히 나도 알고 있었다거나 하는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문득, 참석자 중 한 명이 가방을 뒤적이더니 떡을 꺼냈다. 세 종의 떡. 대화에 불이 붙었다.

늘어가는 다과 깊어가는 담소

 

수다

한두 종류의 차만을 남겨놓자, 다시 처음 시음한 차로 이야기가 돌았다. 한 참석자가 유자병차의 속을 끄집어내며 ‘속에 채워진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유자병차(좌)와 청태전(우)

유자병차는 유자 속을 파내고 건잎이나 약으로 사용되는 풀, 열매 등을 넣어서 봉한 것으로, 이날 마신 것은 속에 잭살차를 채워 넣었다. 그래서 이름은 ‘유자잭살차’. 청태전은 건잎이나 약으로 사용되는 풀, 열매 등을 뭉친 다음, 한 차례 구워낸 차로, 한참 팔팔 끓여야 물에 우러난다고 한다.

하필 두 차를 먼저 낸 까닭은 유자병차는 냉침으로 선보이기 위해, 청태전은 미리 끓이지 않으면 현장에서 마셔보기 어려워서라고.

유자 속을 까보는 중

하동의 차 농가가 서로 교류가 없어 안타깝다는 이야기, ‘많은 차를 많이 마셔보는 경험’이 때로는 이론을 공부하는 일만큼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이야기, 차와 관련한 일을 하지만 꼭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주 자격증을 필수조건으로 오해하는 일에 관한 우려, 나에게 맞는 차가 따로 있으므로 ‘마셨을 때 별로면 별로인 차’라는 명쾌한 조언이 이어 흘러나왔다. 참석한 이들이 소믈리에의 말에 공감하면서 제 경험을 더했다.

수다가 가장 역동적으로 펼쳐질 때쯤, 각자 가장 기억에 남는 차를 하나씩 더 마시고, 다구(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도구)를 소개하는 것으로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이날 사용한 다구. 왼쪽부터 큰 다관, 작은 다관, 다완, 찻잔

막잔

수업 말미에 소믈리에는 예전에 수업에 나올 때는 집에서 마실 ‘내 것’을 빼두었는데 이제는 구분 없이 들고 다닌다면서 그 이유를 전했다. ‘차는 어차피 욕심껏 사면 반드시 남고, 가뜩이나 접할 일 없는 우리 차의 첫인상이 나쁘면 저들이 다시 우리 차를 찾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차는 같이 먹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말로 소믈리에는 이야기를 맺었다.

수업 현장

다양한 차를 마셨고, 황차가 맛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좋은 차 감별법을 배웠다. 감상이 수다했는데, 그중 가장 짙은 감상은 ‘차를 함께 마시는 일은 즐겁다’는 것이었다. 혼자보다 여럿이 나은 일이 있고, ‘차를 마시는 일'은 꼭 그런 일이었다.

한편, 티어클락의 차 수업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티어클락 인스타그램 페이지(@_tea_oclock_)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티어클락의 다음 프로그램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확인 및 신청할 수 있으니 참고.

https://favoriteme.kr/program/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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