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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메트로놈의 만남 Veggie 2019년 10월 8일

연남동 골목을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면, 발견할 수 있는 메트로놈 커피. 언뜻 간판을 보면 피아노 학원 같기도 한 모양새가 묘하다. 들어와보니 클래식 음악이 작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커피와 메트로놈의 만남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메트로놈 커피를 찾았다. 자주 방문하는 연남동 골목이지만, 올 때마다 길을 익히기가 쉽지 않다. 골목을 헤매다 우연히 주파수가 맞는 공간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오늘같이 목적지가 있을 때의 연남동은 되려 낯선 골목들이 힘겹다.

 

안쪽 골목에서 발견한 메트로놈 커피. 언뜻 외관 간판이 피아노 학원 같기도 했지만, 확실히 커피라고 입간판이 나와있다. 좁은 계단을 밟고 올라가니, 비가 내리지만, 밝은 대기가 포근히 실내를 감싼다. 바람에 흩날리는 커튼이 꽤나 운치있다.

 

그리고 바로 눈에 띠는 중앙에 위치한 피아노. 메트로놈도 가지런히 올려져 있다. 피아노 레슨을 받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콘솔 피아노다. 은은히 광택이 도는 진한 월넛색 피아노는 카페의 중심을 이룬다. 내부 가구들도 같은 톤으로 맞춰, 하얀 커튼, 벽면과 배치되며 약간의 긴장감 속 아늑함을 준다. 가을비가 부슬 내리지만, 흐리면서 밝은 오늘의 날씨와 꼭 어울린다.

 

보면대 위에 놓인 메뉴판을 보며, 컨셉이 확실한 카페라고 생각이 들었다. 시그니처 메뉴라고 표기된 아인슈페너를 시켰다. 시간이 지나며 흘러내리는 생크림이 매력적이다. 어딘가 블로그 후기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커피가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메트로놈 모카 라떼도 함께 시그니처 메뉴다.

 

연주회의 시작

곳곳에 피아노, 클래식 연주회의 흔적들이 붙어 있다. 메트로놈 커피는 2017년 오픈했다. 그리고 꾸준히 매 달 한 번씩 부지런히 클래식 연주회를 열어왔다. 피아노 연주회 위주이고, 이따금 첼로, 플룻, 베이스, 바이올린 등과 앙상블을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번 달엔 처음으로 재즈 연주회도 열린다.

사장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클래식 업계에서 종사하던 분이실까. 하고 여쭤봤더니, 평범한 회사원이셨다고 한다. 그것도 IT업계에서 8년을 종사하다 카페를 차리게 된 것이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거다.) 그럼 어떻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를 차리게 되셨을까 물었더니, 사장님이 커피와 클래식을 좋아하셨다.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회사 생활에 지쳐 색다른 취미를 찾게 되었는데, 그게 피아노였고 본격적으로 클래식의 세계에 빠지셨다.

 

매달 연주회가 열리고 있다(메트로놈 커피 제공).

이후 카페를 차릴 때도 ‘메트로놈’ 커피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고, 나중에 피아노도 들여놨다. 처음부터 연주회를 매달 열 계획은 아니었다. 사장님의 피아노 선생님이 한 번 연주회를 하게 되었고, 그 지인들이 와서 뒤이어 연주를 하고, 차츰차츰 이곳을 찾는 연주자들이 생겨나 어느새 2년 동안 매 달 연주회가 이어져 오게 됐다.

 

22명 만석인 하우스 콘서트의 매력

연주회 모습 (메트로놈 커피 제공)

22명이면 만석이 되는 이 공간이 주는 매력이 무엇일까. 보통 무슨 무슨 전당이나 회관, 홀에서 열리는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들은 관객과 연주자 사이가 꽤나 멀다. 앞줄에 앉지 않는 한, 연주자의 연주가 보이지는 않고, 소리로만 느낄 뿐이다. 그런데 이곳에선 무대와의 거리가 경계가 거의 없다. 연주자의 긴장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하고, 살짝 실수하는 것도 금방 티가 난다. 어쩌면 긴장감은 더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매력이 되는 것은 더 섬세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듣지 못했던 미미한 악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연주자들의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 호흡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 처음엔 어색하고 긴장될 수 있다. 하지만 한 곡, 한 곡 듣고 나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감동은 배가 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소통이다. 으레 클래식 연주회는 프로그램북에 나와있는 순서에 따라 진행자 없이 침묵 속에서 바로 연주가 이어진다. 반면, 이 곳에선 직접 연주자가 사회를 보고 관객들과 소통하며 진행된다. 관객들과의 소통은 연주자들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조금은 서툰 솜씨지만 멘트를 이어가는 연주자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한다.

 

생소한 클래식과 친근한 카페가 묘한 어울림을 지닌 곳이다. 엄마 손 잡고 종종 들으러갔던 콘서트가 생각나기도 하고, 동네 작은 음악회에서 친구들이 발표한 연주들의 향수가 들리는 것도 같다. 그동안 클래식을 어렵게만 느껴졌다면, 이 곳 메트로놈 커피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보다 편안히 즐겨보면 어떨까. 연주회 날이 아니더라도, 커피만 마시며 앉아있으면 사장님의 클래식 선곡을 들으며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슬슬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연남동에서 포근히 머물 곳을 찾는다면, 보다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메트로놈 커피'에 한 번 들려보길 추천한다.

 

 

메트로놈 커피
위치 
마포구 연남동 390-21 2층

운영시간 13:00 ~ 22:30
메트로놈 커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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