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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을 떨쳐버리고 싶다면 Veggie 2019년 10월 4일

우리는 살면서 몸과 마음을 얼마나 들여다볼까. 내 감정을 속시원히 표현 해본적은 언제인가. ‘춤추는 정원사’ 예술치유놀이 워크샵을 진행하는 성다움님을 만나 감각을 되살려보자.

 

우리는 살면서 몸과 마음을 얼마나 들여다볼까. 내 감정에 대해 제대로된 표현을 해본적은 언제인가. 늘 정해진 규율과 법, 사회의 시선, 도덕과 잣대에 갇힌 내 진짜 무의식 속의 자아와 감정을 잊어버린채 살아가진 않은가.  

‘춤추는 정원사’ 예술치유놀이 워크샵을 진행하는 성다움님을 만나 감각을 되살려보자.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요가-호흡-명상 지도자, 표현예술치료사, 작가로 활동 중인 성다움입니다.

 

이번에 진행하는 4회차에 걸친 프로그램 ‘춤추는 정원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춤추는 정원사 Gardening Dance’는 다양한 예술놀이로 내면을 탐색하는 심리치유 워크숍입니다. 무의식을 마주하고, 개인의 개성이 통합되어 가는 과정, 즉 개인의 심리적 성장과정을 식물의 성장과정에 비유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세션을 단계적으로 나눈 것이 <춤추는 정원사> 워크숍의 구성입니다.

1주차는 씨앗의꿈(9/16), 2주차는 발아꿈틀(10/4), 3주차는 꽃의 시(10/11), 4주차는 나의 열매(10/19)의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각각 휴식과 잠재력, 자아와 욕구, 표현과 공감, 결실과 새로운 시작의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날 ‘씨앗의 꿈’에선 ‘씨앗의 상징’을 활용한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씨앗은 어떤 모습의 나무, 풀이 될지 모르는 무한한 잠재력을 담고 있죠. '발아꿈틀'은 자아와 욕구에 대한 시간입니다. 내면적 독립을 위한 탐색,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기, 원하는 것을 얻는 방식 개발하기가 주제입니다. '꽃의 시'는 표현과 공감에 대한 시간입니다. 무심했던 나의 감정과 만나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개발, 타인의 감정에 대해 내가 취할 태도 등이 주제입니다. '나의 열매'는 순환하는 끝과 시작에 관한 시간입니다. 내 인생의 어느 지점마다 얻어지는 어떤 결실, 그것이 또 다른 출발의 씨앗이 되는 순환에 관한 탐구입니다.

물론 당일 원데이 클래스만 수강하시는 경우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삶을 반추하며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는 날이 됩니다.

 


 

“ 스트레스의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하면 폭력이 되고, 자신에게 투사하면 자해가 됩니다. 이것을 물감이나 클레이, 춤에 투사하면 예술이 됩니다. 예술적 투사는 그 누구도 다치지 않습니다 ”

 

그룹전 <At the threshold>,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문화재단 쉐어프로젝트 선정, 2017. 5. 23 - 28

 

매 프로그램마다 다양한 예술활동이 펼쳐집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알려주세요.

총 4회차 프로그램에서 공통적으로 [소마댄스-드로잉-클레이-글]의 여러가지 예술활동이 이루어집니다. 각 활동은 따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춤을 추며 떠오른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림에서 얻은 영감으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매체전환 과정에서 ‘무의식’은 확장되거나 수렴되며 새로운 메시지를 드러냅니다.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물과 같이 말이지요.

 

예술을 통해 치유한다는 개념이 낯설고 생소합니다.

치유에 예술을 사용하는 의미는 ‘안전한 투사’, ‘창조적 치유’입니다. 스트레스의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하면 폭력이 되고, 자신에게 투사하면 자해가 됩니다. 이것을 물감이나 클레이, 춤에 투사하면 예술이 됩니다.

예술적 투사는 그 누구도 다치지 않습니다. 또한, 접시 깨기나 소리지르기로 스트레스를 단순히 표출하고 해소하는 것보다는, ‘분노의 춤’을 예술적 퀄리티를 띠도록 창조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통찰을 얻게 됩니다. 보다 예술적으로 몸의 움직임을 다듬기 위해 의식은 객관적 태도로 바뀌며, 분노의 감정을 생생히 살리기 위해 내면에 집중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시대가 변함에 따라 테라피의 초점도 달라집니다. 요즘은 거대 가치나 담론 속에 함몰되는 ‘개인’, 그리고 그동안 소외당했던 ‘몸’이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복잡한 사회이슈와 구조 속에서 개인, 특히 청년들은 긍정적이고 올바른 가치로부터도 억압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에는 항상 ‘당위’가 들어가기 때문에 더더욱이요.  "공무원 시험에나 매달리지 말고 '꿈'을 찾아야 하고", "알바만 하지 말고 장애인복지 등등 공공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한 사람의 개인으로, 신체를 가진 하나의 동물로서, 우리는 살아남기에도 존재하기에도 힘든데 지금 세상은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신체는 오랜 세월 정신에 비해 무시되어오다시피 했는데, 아름다운 외모나 육체적 건강, 미식, 젠더담론(여혐, 미투, 한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현상은 그래도 몸에 대한 주목이라고 볼 수 있어 어떤 면에서는 반갑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칫, 오히려 더 퇴보할 수도 있는 과도적 모습이라 생각도 됩니다.

이러한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몸’으로서의 자신을 돌볼 수 있는지 한 가지 방법을 안내하여, 청년들의 삶에 ‘숨’이 되어주고자 합니다. 

 

다원예술 워크숍 <다시 세움 몸짓>, 세운홀, W&T LAB, 2019. 4. 14

 

‘소마댄스’라는 장르에 대해 더 알려주실 수 있나요? 

소마댄스는 소마에 따르는 치유적 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마란 고대 그리스 말로 살아있는 몸을 뜻하는데, 1자적 관점의 몸이 정확한 의미입니다. 주어진 안무에 따라 추는 것이 아니라, 소마, 즉 1자적 관점의 몸 감각을 움직임의 동력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멋진 동작이 무엇일까? 하고 머리로 생각하고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신체 감각에 집중했을 때 ‘왠지’ 손가락이 까딱까딱 움직인다면 의식적으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의식의 에너지가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고, 그 움직여지는 것을 따라가면 소마댄스가 되는 것입니다.

소마신체(soma)
의학의 분야에서 환자의 신체를 제3자적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다루는 것과 달리, 제1자적 관점에서 인간 존재를 그 자신이 내적으로 경험하는 신체와 심리가 통합된 몸이라고 생각하는 신체심리학의 한 개념 (네이버 지식백과)

 

다양한 참가대상이 적혀있습니다. 자존감 향상을 바라는 사람, 내면의 세계를 구축하는 사람, 그리고 랩 가사를 적고 싶은 사람, 영감을 찾는 예술가까지. 이전에 워크샵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이전에 어떤 예술가를 워크숍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작품 전시, 즉 타인에게 보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려야 하는 작업에서 느낀 압박과 그로 인한 작업에의 부정적 영향, 스트레스를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틀, 타인의 시선, 작업 커리어 등에 대한 부담을 모두 떨치고 그저 워크숍을 하는 동안 느껴진 감각에만 오로지 집중하여 자동기술법(이성에 의한 통제나 미학적, 윤리적인 선입견 없이 진실을 기록하는 법 - 에디터)처럼 그려도 된다는 그 사실 자체가 어떤 해방감을 주었다고 하셨어요.

또 어떤 분은 자기 자신을 재단하는 내면의 목소리 때문에 힘들어 하셨는데, 그 목소리를 무조건 부정한다기보다 그와 함께 하고 있는 자신의 감각, 감정, 이미지를 예술로 구체화 하는 동안 그런 목소리에 기죽지 않을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기르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그런 비슷한 상황이 오면 다시 그 힘을 상기할 수 있도록 워크숍에서 스스로 만든 신체 움직임, 이미지, 글귀를 마치 부적처럼 떠올리고 활용하신다고 해요.

 

그룹전 <At the threshold>,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문화재단 쉐어프로젝트 선정, 2017. 5. 23 - 28

 

요가나 명상, 몸을 움직이는 게 낯선 사람들,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저도 춤뿐 아니라, 일상의 움직임조차 스스로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잘 하는 움직임, 올바른 움직임, 아름다운 움직임, 심지어 건강한 움직임까지도 우리가 움직임을 망설이게 하는 틀이 됩니다. 그런 틀이 없는 가운데에 몸을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고, 생각을 말해본 경험이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이러한 작업은 한 걸음의 용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억압된 감정, 골 깊은 괴로운 생각. 그냥 평생 묻어두고 사는 것이 어쩌면 더 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내딛어 내 안의 방치되었던 어린아이 같은 내면을 만나 울음을 지켜보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같이 놀아주면 전혀 새로운 장면으로 삶이 다가올 것입니다.

또한 이 한 걸음으로 갑자기 수십년 묵은 커다란 트라우마 같은 것을 직면하지는 않도록 ‘치료’가 아닌 ‘워크숍’의 수준에서 안전하게 만날 수 있게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니 더더욱 안심하고 걸음 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에 앞서 필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하나의 작은 용기, 그리고 자신과 타인을 판단평가 하지 않겠다는 의지만 가지고 오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사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순간 혹은 나의 모습은 언제, 무엇을 할 때인가요? 혹은 최근 즐겨하시는 취미를 공유해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행도 좋아하는데요. 세 가지 활동 모두 어딘가 목표를 정하거나 스케줄을 빡빡하게 짜기보다는 발길이 가는대로 움직이는 경우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모든 일상에서 벗어나 자전거 페달, 걸음 가는 감각에 따라 나의 몸을 이동시키는 것이죠. 떠오르는 감정에 따라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기도 하고요. 일상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현실적으로 많기에, 이렇게 직관에 따라 나를 다른 공간에 옮겨두는 작업을 할 때 가장 에너지가 생기고 새로운 영감도 많이 얻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Veggie
사진 제공  성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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