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여행자의 쉼터
여관을 개조한 공간들
디디
2019년 8월 12일

이제 여관은 숙박업소로서의 제 명을 다했다. 구도심의 후미진 골목길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취를 감추었는데, 개중 몇몇 여관은 외양을 그럴싸하게 꾸며 ‘모텔’ 간판을 달고 살아남았다. 그렇지 못한 여관들은 어떻게 됐냐고?
오래된 세월이 풍기는 ‘포근함’으로 돌아왔다. 그저 머무를 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며 커피도 마시고 노래도 듣는다. 도시의 여행객을 환대하는 여관으로 초대한다.
1. 수유동 '삼양여관'
▲삼양여관의 간판 (사진 출처 : 삼양여관 인스타그램 @samyang_cafe
▲여관의 문을 살린 인테리어. 오래된 ‘여관’ 글씨가 멋스럽다 (사진 출처 : 삼양여관 인스타그램 @samyang_cafe)
강북구 화계역 인근에 위치한 '삼양여관'은 오래된 여관과 목욕탕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 공간이다. 예술가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내어주어 달마다 전시도 열고 있다.
▲(왼) 매달 카페 내부에 액자를 걸어 전시를 한다 (오) 계단에도 사진을 걸어 놓은 모습 (사진 출처 : 삼양여관 인스타그램 @samyang_cafe)
직접 만든 생크림이 올라간 음료가 인기다. 말차 메뉴 또한 청정지역에서 기른 유기농 말차잎으로 만들어 진하고 깊은 쌉쌀함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쿠아즈와 티라미수, 브라우니와 스콘 등 다양한 수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왼) 삼양여관의 말차 메뉴 (오) 삼양여관 게스트하우스 내부 (사진 출처 : 삼양여관 인스타그램 @samyang_cafe)
게스트하우스도 2018년 10월에 리모델링 시공을 마쳐 깔끔함을 자랑한다. 게스트하우스를 미리 예약하려면 에어비앤비를 통하면 된다.
- 위치 : 서울 강북구 덕릉로8길 6
- 시간 : 화-일 10:00 ~ 23:00, 월요일 휴무
- ☎ 010-8980-1856
- @samyang_cafe
2. 통의동 '보안여관'
▲보안여관 아트스페이스 입구 (사진 출처 : 보안여관 홈페이지 http://b1942.com)
통의동 ‘보안여관’은 80년 전, 서정주, 김동리 선생들이 기거하며 한국 최조의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들어낸 곳이다. 그렇게 2004년까지 나그네를 위해 여관 영업을 했다. 경복궁, 청와대를 옆에 끼고 숱한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레이어를 쌓아온 공간이기도 하다.
▲(왼) 보안여관 건너편에서 본 외관 (오) 보안여관의 공간구성 횡면도 (사진 출처 : 보안여관 홈페이지 http://b1942.com)
2007년부터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전시를 열 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에서 서점, 카페와 바(bar),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지하엔 비밀스러운 책방, ‘보안클럽’과 전시공간이 있는데 저녁엔 술도 판다. 북토크부터 콘서트까지 아우르는 공간이다.
신관 3, 4층에 마련된 게스트하우스 ‘보안스테이’에서는 경복궁이 휜히 들여다 보이고 서촌의 한옥보존지역의 한옥지붕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전망을 자랑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보안책방, 보안여관 카페 33market, 보안클럽 B-Bar, 보안여관 게스트하우스 보안스테이 (사진 출처 : 보안여관 홈페이지 http://b1942.com)
아트 스페이스 보안 1관은 8월 11일까지, 2관에서는 8월 25일까지 <인왕산 프로젝트 - 유서산기>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 이외에도 보안 클럽에서 펼쳐지는 재즈 연주회, 음악회, 대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예정된 프로그램은 자체 홈페이지 내에서 예약 신청할 수 있다.
- 위치 :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통의동 2-1)
- 시간 : 공간마다 상이
- ☎ 02-720-8409
- b1942.com
3. 익선동 '호텔 세느장'
▲(위) 호텔 세느장의 로비. (아래 )호텔 세느장 정면에서 본 모습. (사진출처 : 글로우 서울 익선동 프로젝트 http://www.glowseoul.co.kr/layout.php?m=fnb&f=ikseon)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바로 ‘호텔 세느장’이다. 종로구 익선동의 버려진 모텔 건물 전체를 되살려 지하1층부터 지상 5층에 이르는 디저트 테마파크로 탄생시켰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카페, 4층과 5층은 루프탑 펍&라운지로 활용하고 있다.
▲ 호텔 세느장의 내부 공간 모습
▲(왼) 빈티지한 커튼과 체리색 가구가 돋보인다. (오) 엔틱한 식기마다 다양한 맛의 까눌레가 진열되어 있다.
빈티지 가구와 식기 사이사이에는 다양한 맛의 까눌레가 진열되어 있어 보는 맛을 더한다. 바닥에 깔린 레드카펫과 어두운 체리색 가구들로 레트로한 멋을 살렸다. 엔틱한 스탠딩 조명과 샹들리에로 만들어진 은근한 조도는 호텔 세느장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 위치 :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11길 28-5
- 시간 : 매일 12:00 ~ 24:00
- ☎ 02-766-8211
- @cafe_seinejang